세 줄 요약
- 상점 물건 값을 전부 1아데나로 바꾸고, 49레벨 기사가 무기, 방어구, 강화, 물약, 변신까지 직접 고르게 했다.
- 봇들이 적자 보던 오만의 탑 31층·51층, 라스타바드 정문에서 60세대 만에 시간당 사망 0~0.9번, 경험치 흑자가 됐다.
- 그런데 학습 중간에 AI가 방어구 강화에만 752시간을 쓰겠다고 했다. 같이 학습하던 불가능한 층 하나가 끌고 간 거였다.
실험 노트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질문 | 돈 걱정이 없다면, 봇들이 적자 보는 사냥터에서도 49레벨 기사가 55레벨까지 갈 수 있을까? |
| 가설 | 장비만 받쳐 주면 된다. 못 가는 건 돈이 없어서다. |
| 환경 | 학습: 규칙만 옮긴 GPU 세계, 상점 물건 값 전부 1아데나 |
| 학습하는 것 | 무기, 부위별 방어구·장신구, 강화 목표, 물약 9종 구성, 힘·체력 분배, 변신, 사냥 판단 |
| 지표 | 49→55에 걸리는 시간 (강화 시간 포함), 시간당 경험치, 시간당 사망 |
| 규모 | 한 세대에 96가지 조합 × 레벨 6개 × 4번 = 사냥터마다 기사 2,304명, 60세대 |
지난 편까지
지난 편에서 GPU 시뮬레이터를 갈아엎었다. 봇 기록에 숫자를 맞추는 대신 게임 규칙만 옮긴 세계를 만들었다. 기록이 없는 사냥터도 같은 규칙으로 계산하니, 엉뚱한 명당을 고를 일이 줄었다.
이번 편은 그 규칙 세계에서 처음으로 크게 돌린 실험이다.
1. 관찰: 봇들이 못 가는 사냥터
49레벨 기사 봇은 레이피어 +8에 6셋 정도를 들고 다닌다. 이 장비로 규칙 세계에서 사냥터 36곳을 계산해 보니 19곳이 마이너스였다. 오만의 탑 41층부터 위로는 전부 적자였다. 몬스터들이 마법과 물리 스킬을 써서다.
실제로도 그랬다. 지난 편에서 오만의 탑 41층에 봇을 보내 보니 시간당 20번 죽었다. 31·32층에서는 봇이 시간당 5~44만밖에 못 벌었다.
그래서 궁금했다. 이게 장비가 모자라서일까, 아니면 애초에 못 가는 곳일까?
2. 가설: 돈만 있으면 된다
그 시절에도 다들 그렇게 말했다. “거긴 장비 되면 간다.”
돈 문제를 아예 없애 보기로 했다. 상점 물건 값을 전부 1아데나로 바꾸면, 남는 건 무엇을 사고, 몇까지 바르고, 어떻게 사냥하느냐뿐이다. 그 판단을 전부 AI한테 맡겼다.
3. 방법: 모든 물건이 1아데나인 세계
조건
- 상점 물건은 전부 1아데나다. 무기, 방어구, 장신구, 물약, 주문서, 변신 주문서까지.
- 레벨은 49로 시작해서 55가 목표다. 죽어도 49.00 아래로는 안 떨어진다.
- 장비는 49레벨에 고르고 55까지 그대로 간다.
AI가 고르는 것
- 무기 하나. 상점에서 파는 기사용 무기 중 아무거나.
- 투구, 갑옷, 티셔츠, 망토, 장갑, 부츠, 방패, 목걸이, 반지 두 개, 벨트, 귀걸이. 부위마다 하나를 고르거나 비워 둔다.
- 무기 강화 목표, 방어구 강화 목표.
- 물약 9종을 각각 몇 개 들고 가고 무엇부터 마실지.
- 처음 자유 포인트 4개를 힘과 체력에 어떻게 나눌지, 51레벨부터 받는 보너스 스탯을 어디에 쓸지.
- 49~51레벨에 쓸 변신과 52레벨부터 쓸 변신.
- 사냥 판단. 물약을 언제 마시고 언제 도망가는지 같은 것들이다.
돈은 공짜여도 시간은 공짜가 아니다 강화는 규칙 그대로다. 안전 강화까지는 다 붙고, 그 위로는 실패하면 아이템이 증발한다. 증발하면 다시 사서 +0부터 바른다. 주문서 한 장 읽는 데 1초씩 든다. 그래서 강화를 높게 잡을수록 그만큼 시간이 들고, 그 시간도 점수에 들어간다.
점수 = 강화에 드는 시간 + 49→55 사냥 시간
무게, 몬스터 스킬, 강화 확률, 착용 레벨 제한, 마을 왕복도 다 그대로다.
사냥터 오만의 탑 31층, 41층, 51층, 라스타바드 정문. 네 곳에서 동시에 돌리고, 사냥터마다 순위를 매겨 평균 낸 순위로 다음 세대를 정했다. 이 “평균 순위"가 나중에 사고를 친다.
몇 번 다시 시작했다 처음부터 매끄럽진 않았다.
- 처음엔 레이피어 +8과 방어구 +6을 쥐여 주고 시작했다. 그런데 후보에 2.7 이후 아이템이 18개 섞여 있었다. 빼고 다시 했다.
- 시작 장비가 있으면 AI가 그 근처만 맴돌았다. 장비를 아무렇게나 쥐여 주고 처음부터 고르게 했다.
- 힘·체력 분배와 물약 9종 구성을 학습 대상에 넣고, 레벨 업 때 HP가 오르는 규칙도 옮겼다.
- 강화 목표를 정하는 방식 때문에 +0에서 잘 못 벗어나는 문제가 있었다. 규칙이 아니라 숫자를 고르는 방식이 발목을 잡고 있었던 거라, 고쳤다.
4. 결과

| 사냥터 | 0세대 시간당 경험치 / 사망 | 60세대 시간당 경험치 / 사망 | 49→55 (중간값) |
|---|---|---|---|
| 오만의 탑 31층 | −5,575만 / 38.6번 | +869만 / 0.0번 | 31시간 |
| 오만의 탑 51층 | −11,311만 / 75.5번 | +591만 / 0.3번 | 50시간 |
| 라스타바드 정문 | −4,772만 / 32.4번 | +523만 / 0.9번 | 63시간 |
| 오만의 탑 41층 | −13,002만 / 86.8번 | 35세대 −8,030만 / 54.7번 | 못 감 |
(0세대는 장비를 아무렇게나 고른 상태다. 경험치와 사망은 기사 2,304명의 평균이다.)
- 세 곳은 흑자가 됐다. 31층은 봇들이 5~44만 벌던 곳인데, 규칙 세계 안에서는 869만이 나왔다.
- 41층은 끝까지 안 됐다. 35세대까지 시간당 55번씩 죽었고, 결국 학습에서 뺐다.
AI가 고른 장비는 이랬다. 같은 방식으로 용의 계곡(본토 일부를 잘라 낸 사냥터 세 곳)에서도 따로 돌려 봤다.
| 오만의 탑·라스타바드 | 용의 계곡 | |
|---|---|---|
| 무기 | 메일 브레이커 +10 | 샴쉬르 +9 |
| 방어구 강화 | +7 (AC −82, MR 74) | +6 (AC −64, MR 59) |
| 처음 자유 포인트 4개 | 전부 체력 | 전부 힘 |
| 51레벨부터 보너스 스탯 | 힘 62% | 힘 100% |
| 49~51레벨 변신 | 가스트 | 아이리스 |
| 52레벨부터 변신 | 데스나이트 | 데스나이트 |
| 들고 가는 물약 | 1,600병쯤, 빨간 물약은 0 | 840병쯤, 빨간 물약은 0 |
| 49→55 (중간값) | 31 / 50 / 63시간 | 17~20시간 |
| 시간당 경험치 | 869 / 591 / 523만 | 1,061~1,229만 |
| 시간당 사망 | 0~0.9번 | 0번 |
52레벨부터는 두 실험 다 데스나이트로 변신했다. 52레벨 데스나이트 변신은 그 시절 기사들의 로망이었다. AI도 같은 답에 도착했다.
5. 해석
사냥터마다 정답 장비가 다르다
오만의 탑에서는 메일 브레이커를 골랐다. 데미지는 작지만 명중이 +10 붙은 무기다. 오만의 탑 몬스터는 레벨이 높아서, 아마 세게 치는 것보다 일단 맞히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. 스탯도 체력 쪽으로 몰았다. 몬스터 마법을 버티려면 HP가 필요해서다.
용의 계곡에서는 데미지가 큰 샴쉬르를 골랐고, 스탯은 힘에 몰빵했다. 덜 맞으니 빨리 잡는 쪽이 이득이다.
“기사는 무조건 이 무기"는 없었다. 어디서 사냥하느냐가 먼저였다.
돈이 공짜여도 다 바르진 않는다
물건이 1아데나면 전부 +10을 바를 것 같지만, AI는 방어구를 +7에서 멈췄다. 안전 강화를 넘으면 증발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발라야 하고, 그 시간이 다 점수에서 빠진다. 마지막 장비의 강화 시간은 2.4시간이었다. 사냥 시간 31시간에 비하면 남는 장사다.
불가능한 층 하나가 강화를 끌고 갔다
학습 중간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.

25세대까지 12시간이던 강화 시간이 30세대에 91시간, 35세대에 752시간이 됐다. 방어구를 +9까지 바르겠다는 거였다. 마지막에 49→55가 31~63시간 걸린 걸 생각하면, 강화에만 그 열 배 넘게 쓰겠다는 계획이다.
범인은 41층이었다. 순위를 사냥터마다 매겨서 평균 냈다. 41층은 누가 가도 죽는 곳이라 거기서는 “조금이라도 덜 죽는 기사"가 1등이다. 방어구를 끝없이 바르는 기사가 41층에서 계속 1등을 했고, 그 1등이 평균에 섞여 다른 사냥터까지 끌고 갔다.
41층을 빼자 바로 방어구 +7, 강화 12시간으로 내려왔고, 무기 강화가 대신 올라갔다.
41~44층만 따로 돌려 본 실험에서는 더 심했다. 42층은 40세대쯤 시간당 +142만까지 갔다. 그런데 나머지 세 층(41·43·44층)이 불가능한 곳이라 방어구가 +10까지 올라갔고, 강화 시간은 6,794시간이 됐다. 42층도 결국 적자로 돌아갔다.
AI한테 불가능한 문제를 섞어 주면, 엉뚱한 데 힘을 쓴다. 안 되는 곳은 안 된다고 먼저 걸러 내야 했다.
가설은 반만 맞았다
오만의 탑 31층, 51층, 라스타바드 정문은 돈만 있으면 됐다. 41·43·44층은 돈이 있어도 안 됐다. “거긴 장비 되면 간다"는 말은 어떤 층에선 맞고 어떤 층에선 틀렸다.
6. 한계와 남은 질문
- GPU 안에서만 한 실험이다. 이 장비로 6배속 세계나 라이브에서 돌려 본 적은 아직 없다. 지난 편처럼 실제는 다를 수 있다.
- 죽어도 49.00 아래로 안 떨어진다. 레벨이 깎이는 손해를 뺐으니 실제보다 관대하다.
- 장신구는 2.7 시절 것만으로 거르지 못했다. 훗날 나온 기념 목걸이, 귀걸이가 섞였고, MR 일부가 거기서 나왔다.
- 용의 계곡은 지형 일부만 잘라 썼다. 드레이크, 흑장로, 다크나이트는 뺀 채로 돌려서 실제보다 쉽다.
- 장비는 49레벨에 정하면 55까지 그대로다. 중간에 바꾸는 판단은 없다.
- 1아데나는 일부러 만든 비현실적인 조건이다. 돈을 빼고 “장비가 다 있으면 어디까지 가나"를 본 거다. 실제로 그 장비를 모으는 길은 다른 문제다.
7. 다음 실험
기사는 여기까지다. 같은 1아데나 세상을 이번엔 요정에게 줬다. 활이냐 검이냐, 땅·물·불·바람 중 무슨 속성이냐까지 AI가 고르게 했다.
그랬더니 활을 고른 요정이 거의 없었다.
다음 편: 요정
이 실험도 전부 AI(Claude)랑 대화하면서 했다. 이번엔 학습하는 AI가 아니라 학습 방법 쪽에서 구멍이 나왔다. 752시간짜리 강화 계획을 보고 같이 로그를 뒤지다가 “평균 순위” 문제를 찾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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